집중·습관

섞어 풀기가 공부에 도움 될까, 문제 유형을 고르는 연습

삼각형과 사각형, 그래프가 그려진 카드를 책상에서 섞어 보는 손
이 글의 목차
  1. 같은 유형만 풀 때는 무엇을 연습하지 못할까요?
  2. 실제 수업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나요?
  3. 복습 문제를 어떻게 섞으면 좋을까요?
  4. 모든 과목을 섞으면 더 잘 외워질까요?

같은 유형의 문제를 한 페이지씩 풀 때는 잘 풀리는데, 시험에서 여러 유형이 섞여 나오면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풀이 방법을 알고 있어도 그 문제에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고르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학 연구에서는 문제 유형을 섞어 연습한 학생들이 나중의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Rohrer 등, 2015).

‘섞어 풀기’는 무작정 여러 과목을 오가는 공부가 아닙니다. 한 학습 안에서 다른 유형의 문제를 배치해, 문제를 읽고 풀이 방법부터 판단하게 만드는 연습입니다. 이 방법이 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면 복습 시간을 더 목적에 맞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같은 유형만 풀 때는 무엇을 연습하지 못할까요?

문제를 푸는 데는 적어도 두 과정이 있습니다. 먼저 어떤 방법을 쓸지 고르고, 그다음 그 방법에 따라 계산합니다. 같은 유형을 연속해서 푸는 연습에서는 앞의 문제나 단원 제목이 첫 번째 판단을 대신해 줄 수 있습니다(Rohrer 등, 2015).

예를 들어 가로 6cm, 세로 4cm인 직사각형을 생각해 보세요. 넓이를 묻는다면 6×4로 24㎠를 구하고, 둘레를 묻는다면 2×(6+4)로 20cm를 구합니다. 숫자와 도형은 같아도 질문에 따라 계산법이 달라집니다.

‘직사각형 넓이’라는 제목 아래 문제 열 개를 풀 때는 계속 곱하면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넓이와 둘레 문제를 섞어 놓으면 매번 무엇을 묻는지 읽어야 합니다. 계산 속도만이 아니라 질문과 풀이 방법을 연결하는 판단까지 연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답을 맞혔는지만 확인할 때 놓치기 쉽습니다. 연속된 문제를 잘 풀었다면 계산 과정을 익혔다는 의미는 있지만, 아무런 단원 힌트 없이도 방법을 고를 수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수업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나요?

Rohrer 등(2015)은 미국의 7학년 학생 126명을 대상으로 약 3개월 동안 수학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같은 문제들을 유형별로 모아 풀거나 섞어서 푸는 조건을 비교했습니다. 이후 복습을 거쳐 하루 또는 30일 뒤에 예고하지 않은 시험을 봤을 때, 섞어서 연습한 조건의 성적이 더 높았습니다.

이 연구의 장점은 단순히 한 번의 실험실 과제에서 끝내지 않고 학교 수업 속 연습을 살폈다는 점입니다. 다만 문제를 섞으면 같은 유형을 다시 만나는 시간 간격도 길어집니다. 따라서 결과를 모두 ‘섞는 효과’ 하나로만 설명하기보다, 유형 구별과 간격을 둔 연습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공부할 때와 시험 볼 때의 느낌도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섞인 문제는 매번 풀이 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한 유형을 연속해서 풀 때보다 덜 술술 풀릴 수 있습니다. 당장 편하게 풀렸는지와 나중에 혼자 풀 수 있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복습 문제를 어떻게 섞으면 좋을까요?

먼저 배운 유형 중 혼동하기 쉬운 것부터 고를 수 있습니다. 아직 풀이 방법을 전혀 모르는 문제들을 한꺼번에 섞는 것보다, 설명을 듣고 기본 문제를 풀어 본 유형을 복습에서 섞어 보는 방식입니다. 이는 연구의 원리를 생활에 적용한 제안이며, 누구에게나 최적이라고 검증된 문제 수나 비율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오늘 직사각형의 넓이를 배웠다면 기본 문제로 계산법을 익힌 뒤, 복습 시간에는 전에 배운 둘레 문제를 사이에 넣어 보세요. 풀이 전에 “이 문제는 안쪽의 크기를 묻는다”, “이 문제는 가장자리를 한 바퀴 돈 길이를 묻는다”처럼 판단 이유를 짧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답이 틀렸을 때도 방법을 잘못 골랐는지 계산에서 실수했는지 나누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답과 해설로 확인하고, 틀린 문제의 개념을 다시 공부합니다. 섞어 풀기는 해설을 보지 않고 계속 헤매는 방식이 아닙니다. 무엇을 구별하지 못했는지 알게 됐다면 그 차이를 이해하는 데 복습 시간을 써야 합니다.

같은 유형을 며칠 뒤 다시 풀도록 배치하면 간격 반복과 연결됩니다. 먼저 해설을 읽지 않고 방법을 떠올려 보는 과정은 인출 연습과도 이어집니다. 두 방법을 모두 적용하더라도 기준은 복잡한 시간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나중에 스스로 꺼내 쓸 수 있는지입니다.

모든 과목을 섞으면 더 잘 외워질까요?

Brunmair와 Richter(2019)는 59개 연구를 종합해 섞어 배우기의 효과를 살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이점이 있었고 수학 과제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지만, 자료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컸습니다. 설명문 학습의 결과는 분명하지 않았으며, 단어 학습에서는 오히려 같은 종류를 모아 배우는 쪽이 유리한 결과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학 문제에서 관찰된 효과를 외국어 단어, 역사 서술, 독서까지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여러 과목을 아주 짧은 간격으로 바꾸는 것과, 한 과목 안에서 풀이 유형을 구별하게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여기서 다룬 연구는 메시지를 확인하며 공부하는 멀티태스킹의 효과를 시험한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공부에 적용할 때는 구별해야 할 대상이 있는지부터 물어보세요. 넓이와 둘레처럼 비슷하게 생긴 문제에서 다른 방법을 골라야 한다면 섞어 풀기를 시도할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개념 자체가 아직 이해되지 않았다면 그 설명으로 돌아가는 일이 먼저입니다.

섞어 풀기의 핵심은 문제를 더 많이 푸는 데 있지 않습니다. 문제를 보고 필요한 방법을 스스로 고르는 과정까지 연습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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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자료

  1. Rohrer 등, 2015 — Interleaved practice improves mathematics learning ↗
  2. Brunmair·Richter, 2019 — Similarity matters: A meta-analysis of interleaved learning and its moderators ↗

리듬에디트

몸과 마음의 컨디션에 관한 생활정보를 정리합니다. 출처와 적용 범위를 확인하고, 일상의 질문에 이해하기 쉽게 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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