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근운동으로 뱃살을 골라 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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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을 빼려고 윗몸일으키기나 크런치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다. 배에 힘이 들어가고 운동을 마치면 복근이 뻐근해지니, 그 주변의 지방도 함께 줄어들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복근운동을 꾸준히 하면 처음보다 더 많은 횟수를 반복할 수 있고 복부 근육도 단련된다.
하지만 복근을 단련하는 것과 배에 쌓인 지방을 줄이는 것은 다른 일이다. 복근운동을 한다고 해서 그 주변의 지방이 다른 부위보다 더 많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를 특정 부위의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인다는 뜻에서 '국소 감량'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복근운동만으로 뱃살을 선택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특정한 방식으로 복부를 장시간 훈련했을 때 몸통 지방이 더 많이 감소했다는 연구도 있어, 어떤 운동에서 어느 정도의 국소 감량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연구 대상이다.
복근을 많이 움직여도 뱃살이 바로 줄지 않는 이유
우리 몸은 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탄수화물과 지방 등 여러 에너지원에서 얻는다. 지방조직에 저장된 중성지방도 분해되어 지방산을 공급할 수 있고, 이렇게 공급된 지방산은 혈액을 통해 이동하며 여러 조직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운동하는 근육이 반드시 그 바로 위에 있는 지방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복근을 수축한다고 해서 배에 저장된 지방을 집중적으로 소모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운동하는 근육 주변에서도 지방 분해가 일어날 수 있다. 운동 부위의 혈류나 지방 대사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운동 중 어느 부위에서 지방이 분해되는 것과 장기간 운동한 뒤 그 부위의 지방이 실제로 더 많이 줄어드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가령 크런치를 반복하다가 배에 열이 나거나 근육이 뻐근해지는 것은 그 부위의 근육이 활동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것만으로 복부 지방이 줄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운동을 통해 체지방이 감소할 때에도 어느 부위에서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지방의 분포와 변화에는 유전적 특성, 성별, 호르몬 등의 요인이 관여한다. 배를 집중적으로 운동한다고 해서 지방이 빠지는 위치까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근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들의 뱃살은 줄었을까?
복근운동만으로 복부 지방을 줄일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한 연구가 있다.
Vispute 등(2011)은 평소 운동하지 않던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6주간 실험했다. 복근운동 집단은 일주일에 5일, 일곱 가지 복근운동을 각각 10회씩 2세트 수행했다. 다른 집단은 별도의 운동 지시를 받지 않았다.
6주 뒤 복근운동을 한 집단은 복부 근지구력이 향상됐다.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복부 지방과 허리둘레, 전체 체지방률에서는 운동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의한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Vispute 등, 2011).
복근운동을 꾸준히 했는데도 복부 지방 감소는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이 연구는 복근운동으로 근육의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뱃살까지 줄어든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슷한 문제를 여러 연구에서 살펴본 결과도 있다.
Ramirez-Campillo 등(2022)은 특정 부위를 운동하면 그 주변의 지방이 더 많이 줄어드는지 조사한 연구 13편을 종합했다. 한쪽 팔다리를 운동하고 운동하지 않은 반대쪽과 비교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예를 들어 한쪽 다리만 훈련했을 때 그 다리의 지방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이 감소한다면 국소 감량을 뒷받침할 근거가 된다. 그러나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 운동한 쪽의 지방이 더 많이 줄어드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Ramirez-Campillo 등, 2022).
이 메타분석은 국소 감량이 일반적인 운동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근거를 제공한다. 다만 주로 팔다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분석했으므로, 모든 종류의 복부 운동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복부 운동으로 몸통 지방이 더 줄었다는 연구도 있다
앞선 연구들과 달리, 복부를 집중적으로 훈련한 집단에서 몸통 지방이 더 많이 줄어든 실험도 보고됐다.
Brobakken 등(2023)은 과체중 남성 16명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10주간 운동하도록 했다. 한 집단은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운동에 몸통 회전과 복부 크런치를 반복하는 지구력 운동을 결합했다. 다른 집단은 러닝머신 운동만 수행했다.
두 집단은 운동에 소비하는 에너지가 비슷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복부 운동을 병행한 집단은 한 번에 약 57분씩, 주 4일 운동했다. 연구진은 이중에 몸통 회전과 복부 크런치를 비교적 가벼운 부하로 길게 반복하는 운동을 포함했다.
10주 뒤 복부 운동을 병행한 집단에서는 몸통 지방이 평균 약 1.17kg 감소했다. 러닝머신 운동만 한 집단의 몸통 지방 감소량은 약 0.47kg이었다. 두 집단의 차이는 약 0.70kg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반면 전체 체지방 감소량에서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Brobakken 등, 2023).
이는 운동에 소비한 에너지가 비슷하더라도 어떤 부위를 어떻게 훈련했는지에 따라 지방 감소의 분포가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복근운동으로 뱃살을 골라 뺄 수 있다는 뜻일까?
이 연구를 일반적인 복근운동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참가자는 과체중 성인 남성 16명이었고, 운동도 집에서 크런치를 몇 세트 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연구에서 확인한 지방 감소 부위 역시 배의 특정 부분이 아니라 가슴과 복부 등을 포함하는 몸통 전체였다.
또한 사용한 측정 방법으로는 감소한 몸통 지방이 복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중 어디에서 얼마나 줄었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연구 결과는 특정한 복부 지구력 운동이 몸통 지방 감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누구나 복근운동으로 원하는 부위의 뱃살을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뱃살을 줄이고 싶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연구들을 종합하면 복근운동의 역할과 체지방 감소를 위한 운동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크런치나 플랭크 같은 복부 운동은 복부 근육의 힘과 지구력을 기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배에 쌓인 지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복부 운동만 반복하기보다 몸 전체의 에너지 소비와 체지방 변화를 고려한 운동 계획이 필요하다.
빠르게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전신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체지방 감소를 추구하면서 근력과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와 활동량을 함께 조절해 장기적으로 적절한 에너지 균형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때 운동의 성과를 복근운동 횟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크런치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면 복부 근육의 수행 능력이 좋아진 것이다. 허리둘레가 줄었다면 복부의 전체적인 크기가 달라졌다는 뜻이지만, 그것만으로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각각 얼마나 감소했는지 알 수는 없다.
운동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확인할 변화도 달라지는 셈이다.
복근운동은 복근을 단련하기 위한 좋은 운동이지만, 뱃살을 골라 빼는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 특정한 고강도·장시간 훈련에서 몸통 지방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 연구는 있지만, 일반적인 복근운동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뱃살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 배만 집중적으로 운동하기보다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과 전신 근력운동, 식사 관리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 Vispute 등, 2011 — The effect of abdominal exercise on abdominal fat ↗
- Ramirez-Campillo 등, 2022 — A proposed model to test the hypothesis of exercise-induced localized fat reduction, including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
- Brobakken 등, 2023 — Abdominal aerobic endurance exercise reveals spot reduction exist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