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과 내리막 걷기, 숨참과 근육 부담이 다른 이유

언덕을 오를 때는 숨이 차는데, 다음 날에는 내려올 때 버티던 허벅지가 더 뻐근할 수 있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은 같은 길을 반대로 걷는 일이지만 근육이 하는 일은 다릅니다. 오르막에서는 몸을 위로 올려야 하고, 내리막에서는 아래로 내려가는 몸을 지탱하며 속도를 제어해야 합니다. 숨이 덜 찬다는 느낌만으로 다리에도 부담이 적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오르막에서는 왜 같은 속도도 더 힘들까요?
평지에서 앞으로 이동하는 데 더해 오르막에서는 몸의 높이도 계속 올려야 합니다. 낮은 곳에 놓인 짐을 높은 선반으로 들어 올릴 때 힘이 드는 것처럼, 걸을 때에도 자신의 몸무게를 위로 옮기는 일이 더해집니다. 경사가 가팔라질수록 같은 수평 거리를 가는 동안 올라가는 높이가 커집니다.
Minetti 등(2002)은 달리기 훈련을 하는 남성 10명에게 여러 경사의 트레드밀에서 걷고 달리게 하며 에너지 소비를 측정했습니다. 걷기의 거리당 에너지 비용은 오르막에서 커졌습니다. 완만한 내리막에서는 평지보다 작았지만, 내리막이 매우 가팔라지면 다시 커졌습니다. 모든 내리막이 내려갈수록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평지에서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걷던 속도를 언덕에서도 그대로 유지하면 갑자기 말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언덕에서는 평지보다 속도를 낮춰야 비슷한 강도로 걸을 수 있습니다. 일정한 속도만 지키기보다 호흡과 대화가 가능한 운동 강도를 함께 보면 평지와 언덕의 부담 차이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연구의 에너지 수치를 동네 언덕에서의 정확한 소비 열량으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실제 길에서는 지면과 짐, 속도도 달라집니다. 여기서 유용한 점은 같은 시간이나 거리라도 올라간 높이가 달라지면 운동 부담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내려갈 때는 근육이 쉬는 것 아닌가요?
내리막에서 몸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원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내려가게 됩니다. 발을 디딘 다리는 몸무게를 받아 내면서 몸이 아래로 이동하는 속도를 조절합니다. 특히 무릎을 펴는 허벅지 앞쪽 근육은 힘을 내면서도 늘어나는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신장성 수축이라고 합니다.
‘수축’이라고 하면 근육이 짧아지는 모습만 떠올리기 쉽지만, 운동과학에서 수축은 근육이 힘을 내는 것을 가리킵니다. 힘을 내면서 짧아질 수도 있고, 외부 힘을 버티느라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내리막의 버티는 동작을 후자의 예로 이해하면, 호흡은 편해도 다리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Hu 등, 2020).
다만 오르막은 전부 짧아지는 수축, 내리막은 전부 늘어나는 수축으로 나뉘지는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보행 자료를 이용한 근골격 시뮬레이션에서는 내리막뿐 아니라 가파른 오르막에서도 일부 신장성 부담이 늘었습니다. 여러 근육이 함께 작용하므로, 길의 방향에 따라 어떤 일이 더 요구되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내려온 뒤 늦게 나타나는 근육통은 왜 생길까요?
평소 하지 않던 내리막을 오래 걸으면 근육이 늘어나며 버티는 동작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익숙하지 않은 운동 뒤에는 근육통과 힘의 감소가 며칠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걷는 동안 숨이 크게 차지 않았더라도 다음 날 계단을 내려가며 허벅지의 불편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Maeo 등, 2017).
이 차이는 처음 산책 코스를 고를 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평지에서 한 시간 걷기에 익숙하다고 해서 한 시간 내내 내려가는 길에도 적응돼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평지에서 익힌 지속시간은 참고할 수 있지만, 다리에 반복되는 동작이 달라지므로 내리막 구간은 짧게 경험하며 늘릴 수 있습니다.
Maeo 등(2017)은 훈련하지 않는 젊은 남성 36명을 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일주일 전에 짧은 내리막 걷기를 한 집단은 이후 긴 내리막 걷기 뒤의 근육통과 근력 감소가 더 작았습니다. 다만 급한 경사의 트레드밀에서 체중의 10%에 해당하는 짐을 메고 진행한 실험입니다. 이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몇 분만 걸으면 근육통 예방’ 공식으로 쓰기보다는, 처음부터 긴 하산을 하기 전에 짧은 경사 경험을 마련하는 이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상 산책에는 어떻게 섞으면 좋을까요?
먼저 익숙한 평지 코스에 짧고 완만한 언덕을 더해 보세요. 오르는 동안에는 호흡을 보며 속도를 낮추고, 내려올 때에는 서두르지 않고 스스로 걸음을 조절할 수 있는지 살핍니다. 한 번에 경사를 더 가파르게 바꾸면서 거리까지 늘리면 어느 변화가 부담이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 처음 긴 등산을 계획했다면 정상까지의 거리만 보지 말고, 돌아올 때 얼마나 오래 내려와야 하는지도 확인합니다. 올라가는 동안 지친 상태에서 하산을 시작하게 되므로, 돌아오는 길을 포함해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 코스를 고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 날의 불편까지 확인한 뒤 다음 코스의 길이나 경사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무릎 통증 때문에 걷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라면 내리막을 근력 운동이나 치료로 임의 처방하지 마세요. 앞의 연구들은 무릎 질환 치료 효과를 확인한 자료가 아닙니다. 통증으로 걸음이 달라지거나 일상 이동이 어렵다면 경사를 늘리기 전에 평가를 받으세요. 운동 뒤 생긴 통증은 흔한 근육통과 쉬어야 할 신호를 구분해 대응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