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공기정화 식물 몇 개면 충분할까, 실험과 방의 차이

창문이 열린 거실의 햇빛 아래 화분 두 개와 소파
이 글의 목차
  1. 밀폐된 실험 상자와 거실은 무엇이 다를까요?
  2. 환기와 비교하면 화분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3. 식물의 공기정화 효과는 모두 없다는 뜻일까요?
  4. 실내 공기를 관리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방에 공기정화 식물을 두세 개 놓으면 환기를 덜 해도 될까요? 일반적인 화분 몇 개가 환기를 대신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제거하는 실험들을 실제 공간의 조건으로 환산한 분석에서는 평범한 수의 화분이 공기를 정화하는 속도는 일반적인 공기 교환과 견주기 어려웠습니다(Cummings와 Waring, 2020).

그런데 식물이 오염물질을 줄였다는 실험도 분명히 있습니다. 두 설명이 모순처럼 보이는 이유는 ‘제거할 수 있는가’와 ‘집 안의 공기를 충분히 빠르게 정화하는가’가 서로 다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공간의 크기와 제거 속도를 함께 보면 차이가 드러납니다.

밀폐된 실험 상자와 거실은 무엇이 다를까요?

공기정화 실험에서는 정해진 공간에 오염물질과 식물을 넣고 농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줄여서 VOC는 공기 중으로 쉽게 기화하는 유기화합물들을 가리키며, 실내에서는 여러 제품이나 재료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식물의 VOC 제거 능력을 확인한 연구도 이런 방식의 작은 밀폐 공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Cummings와 Waring, 2020).

실제 방에서는 조건이 달라집니다. 공간이 훨씬 크고 문이나 창문, 건물의 틈이나 환기장치를 통해 공기가 드나듭니다. 오염물질이 새로 발생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으므로, 한 번 넣은 물질의 농도가 줄어드는지만으로 생활 공간의 공기질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작은 밀폐 상자에서 화분 하나를 넣은 뒤 농도가 줄었다고 해보겠습니다. 같은 화분을 넓은 거실에 놓고 창문을 닫았을 때도 동일한 비율로 줄어든다고 가정할 수는 없습니다. 화분이 처리해야 할 공기의 양이 달라졌고, 집에서는 오염물질이 계속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비교해야 할 것은 식물에 제거 능력이 조금이라도 있는지가 아니라, 방의 공기와 오염물질을 어느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지입니다. 실험의 결과를 실제 생활로 옮길 때 필요한 질문입니다.

환기와 비교하면 화분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Cummings와 Waring(2020)은 12편의 연구에서 보고된 196개의 실험 결과를 검토했습니다. 서로 다른 실험을 비교하기 위해 화분의 제거 성능을 ‘시간당 깨끗한 공기를 얼마나 공급하는 것에 해당하는가’라는 값으로 환산했습니다. 공기정화 성능을 비교할 때 쓰는 청정공기 공급률, CADR과 연결되는 개념입니다.

분석에서 일반적인 건물의 시간당 한 번 정도의 공기 교환에 맞먹으려면 바닥 면적 1㎡당 약 10~1,000개의 화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범위가 넓은 것은 실험 조건과 성능의 차이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는 집에 그 수만큼 식물을 들이라는 권장량이 아니라, 실험 성능과 생활 공간의 환기 규모를 비교한 계산입니다.

예를 들어 거실 모서리에 화분 두 개를 놓았다고 해서 환기를 대신할 조건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식물을 놓기 전과 같은 방식으로 공기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숫자에서 얻을 수 있는 실용적인 결론은 화분 개수를 세밀하게 맞추는 일이 아니라, 소수의 화분에 환기의 역할을 맡기지 않는 것입니다.

식물의 공기정화 효과는 모두 없다는 뜻일까요?

오염물질의 종류에 따라 별도로 연구해야 합니다. 위 분석은 VOC를 다뤘으므로 그 결과만으로 모든 기체나 입자에 대한 식물의 작용을 결론 낼 수는 없습니다. 잎과 흙을 포함한 화분 시스템을 어떤 조건에서 시험했는지도 중요합니다.

Gubb 등(2022)은 식물 세 종류와 배양토가 이산화질소를 줄이는지 살폈습니다. 이산화질소는 연소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기체 오염물질입니다. 약 150L의 실험 공간에서 빛과 흙의 수분 조건을 달리했을 때, 화분 시스템은 이산화질소 농도를 낮췄습니다.

다만 이 연구도 실제 가정에서 건강이 좋아졌는지를 시험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방에서의 영향을 추정하는 계산에는 공간의 크기, 환기와 추가 발생원 같은 조건이 중요했습니다. 특정 오염물질을 제거할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결과와, 어떤 집에서든 화분 몇 개면 충분하다는 주장은 거리가 있습니다.

식물에 관한 정보를 볼 때는 ‘공기정화’라는 표현 다음에 무엇을 얼마나, 어떤 공간에서 줄였는지 확인해 보세요. 서로 다른 오염물질의 결과를 한데 묶어 읽지 않는 것만으로도 광고와 연구 결과를 구분하기 쉬워집니다.

실내 공기를 관리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EPA는 실내 공기질 관리에서 오염 발생원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일을 우선적인 방법으로 안내합니다. 적절한 환기와 공기 정화도 함께 고려할 수 있지만, 공기청정기의 효과는 처리하는 오염물질과 장치 성능에 따라 다릅니다. 식물 한 종류를 고르는 일보다 집에서 무엇이 공기를 오염시키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EPA, 연도 미표기).

예를 들어 조리할 때 공기질이 걱정된다면 화분을 주방 가까이 옮기는 것보다 조리 중 발생하는 오염을 밖으로 배출할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창문을 여는 환기는 바깥 공기의 상태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내 문제를 줄이려다 바깥의 오염된 공기를 그대로 들이는 상황까지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공기청정기를 쓰는 경우에도 입자를 거르는 기능과 기체를 제거하는 기능을 같은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습기와 곰팡이가 문제라면 그 발생 조건부터 다뤄야 합니다. 집 안의 문제에 맞는 관리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핵심입니다.

식물이 좋아서 화분을 놓는 것과 공기정화 성능을 기대하는 것은 나누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집 안 공기는 화분의 존재보다 발생원과 환기 조건을 먼저 살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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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자료

  1. Cummings·Waring, 2020 — Potted plants do not improve indoor air quality: a review and analysis of reported VOC removal efficiencies ↗
  2. Gubb 등, 2022 — Potted plants can remove the pollutant nitrogen dioxide indoors ↗
  3. EPA, 연도 미표기 — Improving Indoor Air Quality ↗

리듬에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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