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피로

잠들기 전 할 일 목록, 잠드는 시간을 줄여 줄까

침실의 침대 옆에 앉아 체크칸이 있는 노트에 할 일을 적는 성인
이 글의 목차
  1. 할 일을 떠올리면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지 않을까요?
  2. ‘약 9분 빨리 잠들었다’는 어떤 비교일까요?
  3. 목록에는 어느 정도까지 적으면 될까요?
  4. 글을 써도 잠이 계속 오지 않는다면요?

불을 끄고 누웠는데 내일 보낼 메일, 준비할 서류, 잊으면 안 되는 약속이 차례로 떠오릅니다. 이럴 때 앞으로 할 일을 종이에 짧게 적는 방법은 잠드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건강한 청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5분간 할 일 목록을 쓴 집단이 이미 끝낸 일을 쓴 집단보다 평균 약 9분 빨리 잠들었습니다(Scullin 등, 2018).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방식도 간단합니다. 내일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을 적고, 기록을 마친 뒤에는 잠자리에 들 준비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NHS도 침대에서 걱정이 이어지는 사람에게 다음 날 할 일을 미리 적어 보라고 안내합니다(NHS, 연도 미표기).

할 일을 떠올리면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지 않을까요?

머릿속으로 “잊지 말아야 하는데”를 반복하는 것과, 나중에 볼 수 있는 곳에 적어 두는 것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내일 오전에 보내야 할 자료가 있다면, 누운 채 파일 이름과 받는 사람을 거듭 떠올리는 대신 “오전 출근 후 김 대리에게 견적 파일 보내기”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기록을 다시 보면 무엇을 할지 알 수 있으므로, 같은 내용을 계속 기억하고 있으려는 부담을 덜 여지가 생깁니다.

연구진도 이런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다만 글을 쓴 직후 걱정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으므로, 기억 부담이 줄어든 것이 수면 변화의 원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험이 확인한 것은 두 종류의 목록을 썼을 때 실제로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생활 안내에서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걱정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적는 방법을 씁니다. 무엇을, 어떻게, 언제 할지 정하고 지금 할 수 없는 일은 처리할 시간을 잡는 방식입니다. 막연한 걱정이 반복된다면 걱정을 따로 다루는 시간을 마련하는 방법도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NHS, 연도 미표기).

‘약 9분 빨리 잠들었다’는 어떤 비교일까요?

분석에는 수면장애가 없는 18~30세 성인 57명의 자료가 포함됐습니다. 한 집단은 앞으로 며칠간 할 일을, 다른 집단은 최근 며칠간 끝낸 일을 종이에 5분 동안 적었습니다. 처음 방문한 수면실에서 그날 밤 잠을 잤고, 뇌파 등을 기록하는 수면다원검사로 잠든 시점을 확인했습니다.

할 일 목록 집단은 불을 끈 뒤 평균 15.82분, 끝낸 일 목록 집단은 25.09분 만에 잠들었습니다. 전체 수면시간과 수면 효율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는 주로 잠을 시작하는 시간에 관한 것이며, 밤새 수면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결과는 아닙니다.

또한 아무것도 쓰지 않은 집단과 비교한 연구가 아닙니다. 평소의 취침 습관보다 얼마나 나아질지, 집에서 여러 주 반복해도 같은 효과가 이어질지는 이 실험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평균 차이 약 9분은 건강한 청년들이 낯선 수면실에서 보낸 한 밤의 비교값입니다.

목록에는 어느 정도까지 적으면 될까요?

집에서 시도한다면 종이와 펜을 두고, 내일이나 가까운 며칠 안에 해야 할 일을 짧게 적어 보세요. “회사 일”처럼 범위가 큰 말보다는 “회의 전에 지난달 매출표 확인하기”처럼 다시 읽었을 때 행동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이 쓰기 편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 업무, 장보기, 병원 예약”이 계속 떠오른다면 “점심시간에 이체 한도 확인하기, 퇴근길에 달걀 사기, 오전에 예약 가능한 날짜 문의하기”로 풀어 쓸 수 있습니다. 일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첫 행동이 보이도록 적는 것입니다. 자세한 업무 계획을 새로 짜느라 취침 시각이 늦어진다면, 목록을 쓰는 시간을 저녁의 더 이른 때로 옮겨 보세요.

5분은 실험에서 사용한 작성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누구에게나 가장 좋다는 비교 결과는 없으므로, 타이머를 지키느라 할 일을 억지로 늘릴 필요는 없습니다. 잠자리에 가져가고 있던 일을 기록으로 남길 만큼 짧게 써 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글을 써도 잠이 계속 오지 않는다면요?

할 일 목록은 내일의 행동을 정리하는 기록입니다. 속상했던 일을 자세히 풀어 쓰는 감정 일기와는 내용이 다르므로, 글쓰기라는 이유만으로 효과를 같게 볼 수는 없습니다. 오늘의 감정을 다루고 싶은 날과 내일 일정이 머릿속을 맴도는 날에는 필요한 기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잠들기 어려운 일이 오래 이어지고 낮 생활까지 힘들다면 수면 문제 자체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 불면에 사용하는 불면 인지행동치료는 수면 습관과 잠에 대한 생각을 함께 다루는 치료이며, 짧은 목록 쓰기 실험과는 범위가 다릅니다. NHS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수면 문제에 전문적인 도움을 안내합니다(NHS, 연도 미표기).

오늘 밤에는 자꾸 떠오르는 일을 몇 줄 남겨 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아침에 그 기록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해 두면, 누운 자리에서 내일의 일정을 계속 점검하는 대신 밤을 마무리하기가 조금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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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자료

  1. Scullin 등, 2018 — The Effects of Bedtime Writing on Difficulty Falling Asleep ↗
  2. NHS, 연도 미표기 — Fall asleep faster and sleep better ↗
  3. NHS, 연도 미표기 — Tackling your worries ↗

리듬에디트

몸과 마음의 컨디션에 관한 생활정보를 정리합니다. 출처와 적용 범위를 확인하고, 일상의 질문에 이해하기 쉽게 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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