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심리

경이감을 느끼는 산책, 익숙한 길에서 무엇을 볼까

숲길에서 나무와 빛을 올려다보는 성인 여성
이 글의 목차
  1. 경이감은 단순히 기분이 좋은 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2. 같은 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바꾸면 될까요?
  3. 산책 실험에서 실제로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나요?
  4. 특별한 감동이 없었던 날에는요?

늘 걷는 길인데 문득 큰 나무의 꼭대기까지 올려다보거나, 건물 사이로 펼쳐진 하늘에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순간을 찾아보며 걷는 것이 ‘경이감을 느끼는 산책’입니다. 걷는 동안 주변의 크기와 새로움에 관심을 기울이는 방법으로, 건강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평소처럼 걸을 때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더 경험했습니다(Sturm 등, 2020).

경이감은 단순히 기분이 좋은 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경이감은 자신이 익숙하게 생각하던 범위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놀라움입니다. 심리학에서는 ‘크고 광대한 것을 마주하는 느낌’과 ‘기존의 생각만으로는 그 경험을 다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를 주요 특징으로 제안해 왔습니다. 여기서 크다는 것은 물체의 크기뿐 아니라,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규모나 복잡함을 뜻할 수 있습니다(Keltner·Haidt, 2003).

예를 들어 공원의 나무를 그늘을 만들어 주는 물체로만 보고 지나가다가, 줄기에서 수많은 가지가 뻗어 나가는 모습을 따라 올려다본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나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매일 지나던 장소에서 내가 보지 않았던 크기와 시간을 새롭게 느끼는 장면입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하늘의 넓이, 여러 방향으로 뻗은 가지, 벽돌이 쌓여 만든 큰 건물처럼 시선을 붙잡는 대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나에게 낯설고 놀랍게 다가오는지를 천천히 보는 것입니다.

같은 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바꾸면 될까요?

먼저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곳에서 시야를 넓혀 봅니다. 평소 발밑과 휴대전화 화면만 보았다면 건물의 윗부분이나 나무 전체의 모양을 봅니다. 이어 한 부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같은 나무라도 큰 가지가 갈라지는 모양과 잎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가까이서 볼 때 다르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퇴근 뒤 공원 한 바퀴를 걸을 때 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만 계속 떠오른다면, 잠시 나무 한 그루를 골라 관찰해 보세요. ‘멋진 나무다’라고 이름만 붙이는 대신 가지가 어디서 갈라지고 어느 쪽으로 뻗는지 실제로 눈으로 따라갑니다. 생각하던 업무에서 눈앞의 모습으로 관심을 옮기는 구체적인 행동이 됩니다.

가능하다면 평소와 다른 길이나 시간대를 선택해도 좋습니다. 다만 고개를 들고 걷다가 차도나 계단을 놓치지 않도록, 자세히 볼 때는 먼저 안전한 곳에 멈춥니다. 관찰할 대상 하나를 찾았다면 그 앞에서 잠깐 머무는 정도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산책 실험에서 실제로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나요?

Sturm 등(2020)은 건강한 60~90세 성인을 모집해 8주 동안 주 1회 15분씩 야외에서 걷도록 했습니다. 한 집단에는 주변에서 경이로움을 찾아보도록 안내했고, 비교 집단은 그런 안내 없이 걸었습니다. 최종 분석에는 52명이 포함됐습니다.

경이감을 찾은 집단은 산책 중 기쁨과 감사·감탄 같은 감정을 더 보고했습니다. 산책 밖의 일상에서도 다른 사람을 향한 긍정적 감정이 시간에 따라 더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걷지 않는 사람과 비교한 것이 아니라, 두 집단 모두 걷게 했을 때 관찰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반면 연구 전후에 측정한 불안·우울·삶의 만족도에서는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는 정신건강 문제가 없는 고령층의 짧은 일상 경험을 살핀 것이므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산책법으로 받아들일 근거는 없습니다. 여기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주변을 다르게 바라보며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기회입니다.

특별한 감동이 없었던 날에는요?

어떤 날에는 가지의 모양이 눈에 들어오고, 다른 날에는 그냥 피곤할 수 있습니다. 감동이 크지 않은 날에는 오늘 눈에 들어온 장면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건물 사이 하늘이 생각보다 넓었다”거나 “나무의 한쪽 가지가 유난히 길었다”는 정도여도 관찰한 장면은 남습니다.

그 장면이 궁금해졌다면 다음 산책 때 다시 보아도 좋습니다. 바람이 불 때 가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빛이 다른 시간에는 그림자가 어디로 생기는지처럼 한 번의 관찰에서 다음 질문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연 속 활동과 기분의 관계를 더 알고 싶다면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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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자료

  1. Sturm 등, 2020 — Big Smile, Small Self: Awe Walks Promote Prosocial Positive Emotions in Older Adults (온라인 선공개) ↗
  2. Keltner·Haidt, 2003 — Approaching awe, a moral, spiritual, and aesthetic emotion ↗

리듬에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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