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책상에 있기만 해도 집중력이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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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책상 위에 뒤집어 놓고 공부하면, 쓰지 않아도 집중력이 떨어질까요? 그저 가까이 놓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지 수행이 낮아진다는 결과는 일관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그런 차이를 보고한 실험이 있었지만, 이후 연구들을 모은 메타분석에서는 뚜렷한 평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알림이 울리거나 수시로 화면을 확인하는 상황은 이 질문과 구분해야 합니다(Hartanto 등, 2024).
‘옆에 있기만 해도 방해된다’는 말은 어디서 나왔나요?
Ward 등(2017)은 참여자의 휴대폰을 책상 위, 주머니나 가방, 다른 방에 두게 하고 인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휴대폰을 사용하게 한 것이 아니라 위치를 바꾸어 비교했습니다. 일부 과제에서는 다른 방에 둔 조건의 수행이 책상 위에 둔 조건보다 좋았습니다.
그중 작업기억은 정보를 잠시 머릿속에 유지하면서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계산 중간값을 기억하면서 다음 계산을 하는 데 쓰입니다. 연구자가 측정한 이런 능력의 차이를 일상에서는 넓게 ‘집중력 저하’라고 소개하지만, 집중과 관련된 모든 기능이 똑같이 떨어졌다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은 익숙하고 중요한 물건인 휴대폰에 관심이 가지 않도록 억제하는 데 정신적 노력이 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알림이 없어도 ‘혹시 연락이 왔을까’ 싶은 물건을 옆에 두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 가설입니다. 다만 실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생각이지, 휴대폰을 가까이 두면 누구의 뇌에서나 일정한 능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뒤이은 연구에서는 같은 결과가 나왔나요?
Ruiz Pardo와 Minda(2022)는 초기 연구의 두 번째 실험을 다시 실시하도록 미리 계획을 등록한 재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휴대폰의 단순한 존재가 인지 수행을 떨어뜨린다는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현상을 다른 연구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엇갈린 것입니다.
Hartanto 등(2024)은 4,368명이 포함된 33개 연구를 종합했습니다. 휴대폰이 있는 조건과 없는 조건의 인지 수행 차이는 평균적으로 거의 0에 가까웠고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근거를 종합하면 ‘공부하려면 반드시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어야 한다’는 규칙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알림이 꺼진 휴대폰을 옆에 두고 글을 끝까지 읽는 사람에게, 물건의 위치만 바꾸면 반드시 더 잘 이해할 것이라고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글을 읽다 계속 화면을 켜는 사람은 이미 ‘놓여 있기만 한 상태’가 아닙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조정은 실제로 화면을 확인하는 일을 줄이는 쪽입니다.
알림이 울리는 것은 왜 따로 봐야 하나요?
소리나 진동이 오면 휴대폰은 조용히 놓인 물건에서 나에게 반응을 요구하는 신호로 바뀝니다. 화면을 열지 않더라도 누가 연락했는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알림만 받게 한 실험에서는 기기를 직접 조작하지 않은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한 과제의 수행에 방해가 나타났습니다(Stothart 등, 2015).
예를 들어 보고서를 읽으며 숫자를 비교하던 중 메시지 알림을 받았다고 해 보겠습니다. 답장은 하지 않았지만 ‘지금 처리해야 하는 일일까’라는 생각이 끼어들면, 다시 보고서의 어느 수치를 비교하던 중이었는지 찾게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조정할 대상은 휴대폰의 거리뿐 아니라 알림 자체입니다.
따라서 집중할 시간에는 불필요한 소리·진동·화면 알림부터 줄일 수 있습니다. 긴급 연락을 받아야 한다면 허용할 사람이나 연락 수단을 정해 두고 나머지를 조용하게 만드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한 번 끊긴 뒤 돌아오는 과정은 중단된 작업을 다시 이어가는 방법과도 연결됩니다.
내 책상에서는 어디에 두면 좋을까요?
자신이 실제로 겪는 방해에 맞춰 위치를 정해 보세요. 눈에 보이면 습관적으로 집어 든다면 서랍이나 가방에 넣어 손이 바로 가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연락을 기다리며 자꾸 확인한다면 확인할 시간을 정하고, 그때까지는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이 더 직접적인 조정입니다. 반복해서 화면을 여는 행동은 휴대폰을 자꾸 확인하는 습관에서 따로 다룹니다.
위치를 바꾸어 보았다면 ‘오늘 왠지 집중이 잘됐다’는 느낌뿐 아니라 끝낸 작업도 함께 보세요. 비슷한 분량의 글을 읽는 동안 몇 번 중단됐는지, 읽은 뒤 핵심을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을 멀리 두는 일이 자신의 실제 방해를 줄였다면 그 배치를 이어가면 됩니다.
업무 인증이나 필요한 연락에 휴대폰을 써야 한다면 사용 뒤 정한 자리에 내려놓고 원래 작업으로 돌아옵니다. 책상 위 휴대폰의 존재 자체를 걱정하기보다, 무엇이 작업을 끊고 그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맞춰 환경을 조정해 보세요.
출처 및 참고자료
- Ward 등, 2017 — Brain Drain: The Mere Presence of One’s Own Smartphone Reduces Available Cognitive Capacity ↗
- Ruiz Pardo·Minda, 2022 — Reexamining the brain drain effect: A replication of Ward et al. (2017) ↗
- Hartanto 등, 2024 — The effect of mere presence of smartphone on cognitive functions: A four-level meta-analysis ↗
- Stothart 등, 2015 — The attentional cost of receiving a cell phone notificati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