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기 전 문제 풀기, 틀린 답도 공부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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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원을 펴자마자 문제부터 풀라고 하면 ‘아직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답을 먼저 예상해 본 뒤 올바른 내용을 공부하면, 처음부터 답을 읽기만 할 때보다 나중에 더 잘 기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쓴 답이 틀렸어도 나타나는 ‘사전 문제풀이 효과’입니다. 중요한 순서는 예상해 보기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어서 정답을 배우는 것입니다(Kornell 등, 2009).
모르는데 답을 생각하는 것이 왜 도움이 될까요?
질문 없이 설명을 읽을 때와, 스스로 예상한 답을 가지고 읽을 때는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관련해서 아는 내용을 떠올립니다. 그 뒤 정답을 만나면 내가 예상한 것과 같은지, 어디에서 달랐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관련 지식이 떠오르거나, 답을 알고 싶은 마음과 주의가 커지는 점이 이후 학습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떤 과정이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과제와 학습 방식에 따라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Pan·Carpenter, 2023).
예를 들어 할인율을 배우기 전에 “10% 할인한 가격에서 다시 10% 할인하면 처음 가격의 20%를 할인한 것일까?”라고 먼저 물어봅니다. ‘20%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면, 이어지는 계산에서 두 번째 10%가 어느 금액에 적용되는지 찾아보게 됩니다. 문제를 먼저 만났기 때문에 설명 속에서 확인할 내용이 생기는 것입니다.
틀린 예상은 정답으로 어떻게 바꾸나요?
처음 가격이 10만 원이라면 첫 할인 뒤에는 9만 원입니다. 두 번째 할인은 9만 원의 10%인 9천 원을 빼므로 최종 가격은 8만 1천 원입니다. 처음보다 줄어든 돈은 1만 9천 원으로, 전체 할인율은 19%입니다.
처음 적은 ‘20%’ 옆에 숫자만 19%로 고쳐 놓으면 왜 틀렸는지는 남지 않습니다. “두 번째 할인은 처음 가격이 아니라 이미 낮아진 가격에 적용된다”고 이유를 적으면 무엇을 놓쳤는지가 드러납니다. 틀린 예상을 내버려두지 않고, 새로운 설명으로 교체하는 단계입니다.
이런 공부를 할 때에는 교재의 해설이나 강의처럼 정답과 이유를 확인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질문만 많이 풀고 답을 확인하지 않거나, 틀린 설명을 맞는 것으로 외우는 과정은 연구에서 확인한 학습 방식과 다릅니다. 사전 문제풀이의 이점은 이후에 올바른 정보를 공부할 기회와 함께 관찰됐습니다(Pan·Carpenter, 2023).
미리 문제를 풀면 단원 전체를 더 잘 배우나요?
먼저 물어본 내용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주변의 모든 내용까지 저절로 잘 기억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St. Hilaire 등(2024)의 메타분석에서는 미리 질문한 내용의 학습에 이점이 나타난 반면, 미리 묻지 않은 내용으로 퍼지는 평균 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할인 문제를 먼저 풀었다고 이자나 세금 계산까지 함께 공부한 셈이 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짧은 단어쌍만으로 얻은 결과도 아닙니다. Richland 등(2009)은 시각에 관한 설명문을 읽기 전에 관련 질문에 답해 보게 했습니다. 단순히 설명문을 더 오래 읽은 조건보다 이후 시험 결과가 좋았고, 처음에 틀렸던 문항에서도 이점이 나타났습니다. 먼저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가 뒤에 읽는 내용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준 실험입니다.
실제 공부에서는 한 단원의 핵심 질문을 몇 개 고른 뒤 나머지 설명도 빠뜨리지 않고 읽는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할인율 단원이라면 연속 할인만 묻지 않고, 할인 전 가격을 거꾸로 구하는 질문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질문이 한 부분에만 몰려 있다면 공부할 때도 그 답만 찾고 다른 중요한 내용을 지나치지 않도록 단원 목차를 함께 확인합니다.
복습할 때 문제를 푸는 것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사전 문제풀이는 아직 배우지 않은 내용을 만날 준비를 하는 단계입니다. 반면 기억에서 꺼내 보는 인출 연습은 이미 배운 내용을 답을 보지 않고 떠올리는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틀린 예상이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공부한 뒤에는 올바른 답과 설명을 스스로 꺼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 질문에 짧게 답해 보고, 교재를 읽으며 답과 이유를 고칩니다. 이어 책을 덮고 같은 문제를 다시 설명합니다. 할인 예시라면 10만 원을 20만 원으로 바꾸었을 때 최종 가격이 왜 16만 2천 원인지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금액이 달라져도 두 번째 할인에 적용할 가격을 찾는다면 정답 숫자만 외운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입니다.
다음 날 다시 풀어 보는 것은 시간을 나누어 복습하는 방법과 연결됩니다. 첫 예상이 맞았는지보다, 답을 공부한 뒤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지,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 설명을 꺼낼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출처 및 참고자료
- Kornell 등, 2009 — Unsuccessful Retrieval Attempts Enhance Subsequent Learning ↗
- Richland 등, 2009 — The Pretesting Effect: Do Unsuccessful Retrieval Attempts Enhance Learning? ↗
- Pan·Carpenter, 2023 — Prequestioning and Pretesting Effects ↗
- St. Hilaire 등, 2024 — Guessing as a learning intervention: A meta-analytic review of the prequestion effec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