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식생활

커피 마시면 화장실에 가는 이유, 카페인 때문일까

아침 식탁의 커피와 물잔 뒤에서 성인이 의자를 짚고 일어나는 모습
이 글의 목차
  1. 커피를 마신 직후 대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2. 디카페인으로 바꾸면 배변 신호도 사라질까요?
  3. 아침밥과 커피를 함께 먹었다면요?
  4. 커피를 마시면 변비도 해결되는 걸까요?

아침에 커피를 몇 모금 마셨는데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적이 있나요? 한 잔을 다 마시기도 전이라면 의아합니다. 방금 마신 커피가 벌써 몸속을 지나 대변으로 나오는 걸까요?

이때 달라지는 것은 대변이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대장 안에서 대변을 움직이는 운동입니다. 커피를 마신 뒤 일부 사람의 대장이 빠르게 반응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디카페인에서도 반응이 나타났으므로 카페인만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Brown 등, 1990). 커피 뒤의 배변 신호를 이해하려면 먼저 ‘마신 것이 이동하는 일’과 ‘장에 있던 것이 움직이는 일’을 구별해야 합니다.

커피를 마신 직후 대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대장은 소화관의 뒤쪽에 있으며, 수축하면서 안에 있는 내용물을 움직입니다. 배변할 때 나오는 대변은 이미 장 안에 있던 것입니다. 따라서 커피를 마신 직후 배변했다고 해서 그 커피가 순식간에 소화되어 나온 것은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커피를 마신 뒤 장 안의 압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했습니다. 장벽이 수축하면 압력이 달라지므로, 그 변화를 기록하면 장 운동이 늘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커피를 마신 사람에게 느낌만 물어보는 것보다 실제 몸의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인 셈입니다.

Brown 등(1990)이 건강한 성인 14명을 조사했을 때, 평소 커피 뒤 배변 욕구를 느낀다고 답한 8명은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 마신 뒤 4분 이내에 대장 끝부분의 운동이 증가했습니다. 평소 그런 반응이 없다고 답한 나머지 6명에게서는 같은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고, 뜨거운 물에서도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평소 커피 뒤 배변 욕구가 있다고 답한 사람에게서 실제로 빠른 장 운동의 변화가 관찰된 것입니다. 4분은 커피가 장을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이 아니라, 대장 운동의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한 시간입니다. 다만 커피를 마신 뒤 어떤 신호가 대장에 전달되어 이 반응을 일으켰는지까지 밝힌 실험은 아닙니다.

디카페인으로 바꾸면 배변 신호도 사라질까요?

카페인은 커피의 대표적인 성분이라 이런 반응도 카페인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앞의 실험에서는 디카페인에서도 대장이 반응했습니다. 카페인을 줄여도 커피 뒤의 배변 욕구가 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Rao 등(1998)도 건강한 성인 12명에게 일반 커피, 디카페인 커피, 물과 식사를 제공한 뒤 대장 압력을 비교했습니다. 일반 커피는 물보다 대장 운동을 더 크게 자극했습니다. 다만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사이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두 실험에서 얻을 수 있는 답은 분명합니다. 커피 뒤의 장 반응을 카페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두 종류의 커피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작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자료만으로 어떤 다른 성분이 반응을 일으켰는지까지 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디카페인으로 바꾼 뒤에도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카페인 섭취는 줄였더라도 장의 반응은 남을 수 있습니다. 잠 때문에 디카페인을 선택했다면 카페인이 몸에 남아 있는 시간도 참고하되, 배변 반응의 유무로 카페인 섭취량을 판단하지는 마세요.

아침밥과 커피를 함께 먹었다면요?

아침에는 커피 외에 식사도 대장을 움직이게 합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음식 섭취가 대장의 대변 이동을 돕는다고 설명하며, 배변 습관을 만드는 예로 아침 식사 후 15~45분 사이에 화장실에 가 보는 방법을 안내합니다(NIDDK, 2018).

예를 들어 평일에는 커피만 들고 급히 출근하지만, 주말에는 같은 커피를 아침밥과 함께 마신 뒤 화장실에 갈 여유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주말에 배변이 더 수월하더라도 커피의 효과가 커졌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식사 여부와 화장실에 갈 여유도 함께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출근 직전에 마시는 커피 때문에 자주 불편하다면, 커피를 시간 여유가 있는 때로 옮겨 볼 수 있습니다. 디카페인에서도 같은 반응이 있다면 종류만 바꾸는 것으로는 불편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시는 시점을 바꿔 보는 것은 연구가 정한 치료법이 아니라 일상에서 불편을 줄이기 위한 시도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변비도 해결되는 걸까요?

커피 뒤 장이 움직이는 것과 오래 이어진 변비가 좋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위 실험들은 건강한 사람의 짧은 장 운동 반응을 측정했습니다. 만성 변비가 있는 사람이 커피를 계속 마셨을 때 증상이 개선되는지를 시험한 연구는 아닙니다. 커피를 더 진하게, 더 많이 마시면 변비가 해결된다는 결론도 얻을 수 없습니다.

변비 관리에서는 평소 식사와 배변 습관을 함께 다룹니다. NIDDK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충분한 수분, 규칙적인 신체활동, 배변 신호가 왔을 때 미루지 않는 습관을 안내합니다(NIDDK, 2018). 커피 한 잔에만 기대기보다 평소 식사에 식이섬유가 충분한지와 화장실에 갈 시간을 확보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변비와 함께 혈변, 지속적인 복통, 구토, 가스도 나오지 않는 증상이나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있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생활습관을 바꿔도 변비가 계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NIDDK, 2018).

커피 뒤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것은 이미 대장에 있던 내용물이 움직이는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디카페인으로 바꿔도 이 반응은 남을 수 있으므로, 화장실이 급해져 불편하다면 마시는 시점을 바꿔 볼 수 있습니다. 변비가 계속된다면 커피의 양을 늘리기보다 식사와 배변 습관을 살피고 필요한 진료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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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5분 읽기

출처 및 참고자료

  1. Brown 등, 1990 — Effect of coffee on distal colon function ↗
  2. Rao 등, 1998 — Is coffee a colonic stimulant? ↗
  3. NIDDK, 2018 — Treatment for Constipation ↗
  4. NIDDK, 2018 — Symptoms & Causes of Constipation ↗

리듬에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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